| 사실의 왜곡인가, 아니면 관점과 평가의 차이인가?
- 현투단 동지들의 <요구안>과 <반대안>에 답하며
먼저 답변이 늦은 것에 대해 현투단 동지들 및 사노신 독자 여러분들에게 사과드립니다. 필자는 7월 30일 오후에 사노신 홈페이지에 올라온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투쟁을 왜곡, 훼손하는 사회주의 노동자 신문에 요구합니다(이하 요구안)>라는 글을 확인하고 즉시 이에 대한 답변 작성에 들어갔습니다. 그리나 7월 31일 밤에 답변을 올리기 위해 홈페이지에 재차 접속하였을 때에 <무엇에 대한 공개사과인가(이후 반대안)>라는 또 다른 글을 확인하게 되었고, 그에 따라 이미 작성한 답변을 일정부분 수정하면서 답변이 상당히 지체되었습니다. 또한 한정된 지면으로 인해 구체적이고 풍부한 상황서술이 생략됨으로써 표함상의 과함과 비약이 발생하여 현투단 동지들 및 사노신 독자 여러분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도 사과를 드리며 동지적 애정으로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편의상 이후 글은 평어를 사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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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그동안 사노신을 통해 기아 운동에 대해 “구체적인 사실에 근거한 발전적 비판”을 수행하고자 노력해왔다. 때로는 현장의힘 활동가들을 비판하기도 하였고, 때로는 선봉대 활동가들을 비판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왜곡된 비난”을 하고자 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자부한다. 필자가 기아 운동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꾸준한 취재를 통해 사노신에 기아 관련 기사를 기고하면서 유일하게 희망했던 것은, 기사를 매개로 현장 동지들과의 활발한 토론을 통해 기아 운동의 계급적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했던 것뿐이었다. 그렇기에 필자는 또한, 필자가 작성한 모든 기사에 대해 내용 중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한 지적은 겸허히 수용하고, 관점과 평가의 차이에 대해서는 동지적으로 논쟁할 의지가 있음을 지속적으로 표명해왔다. 필자의 기사가 항상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세화 업체투쟁을 통해 들여다 본 기아 비정규직 운동의 상황과 과제(이하 상황과 과제)>라는 기사도 마찬가지이다. 그동안 불신임정국을 기점으로 급속하게 붕괴하기 시작한 정규직 운동과 이에 따라 변화되고 있던 공장정세에 대한 평가를 중심으로 기사작성에 많은 시간을 쏟다보니 현투단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가 담긴 기사작성을 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필자는 기아 운동에서도 특히 현투단이 가지고 있는 위치에 대해 긍정적이고 중요하게 평가해왔고 이후 기아 비정규직 대중투쟁을 이끌 핵심주체들이 모여있다는 점에서 기아 내의 어느 단위보다도 깊은 애정을 가져왔다. 이런 필자가 현투단을 사실을 왜곡하면서까지 비난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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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상황과 과제>라는 기사를 통해 “헌신적으로 투쟁했던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단협 투쟁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훼손”할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단지 현투단 지도부의 오류와 한계를 냉철히 평가하고 극복하는 것으로부터 이후 기아 “비정규직 운동의 계급적 전망과 계획을 준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며, 또한 이것이 무척이나 중요한 문제라고 판단하였을 뿐이다.
사실 필자는 기사를 작성하기 이전에 두 가지의 기조를 두고 고민했다. 하나는 세화투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기아 비정규직 운동이 한걸음 더 전진하기 위해서는 기아 “비정규직 운동의 계급적 전망과 계획을 준비해 나가야 한다”는 기조였다. 다른 하나는 현투단 지도부의 오류와 한계를 평가하고 이것을 극복하는 것으로부터 “비정규직 운동의 계급적 전망과 계획을 준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조였다. 그런데 필자는 사노신 준비5호에 세화투쟁을 기사화 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다. 사노신 준비5호에서 필자는 <쟁점-완성차 4사노조가 제안한 ‘사회공헌기금’의 본질에 대하여>라는 기사작성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세화투쟁 기사를 직접 작성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었다. 대신에 세화 대표와의 인터뷰를 계획하였고, 사노신 다른 동지가 세화 대표와 전화통화를 통해 인터뷰 일정까지 잡았으나 당시 세화 대표의 바쁜 일정으로 인터뷰가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세화투쟁을 기사화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첫 번째 기조로 글을 작성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많은 고민 끝에 필자는 두 번째의 기조로 글을 작성하기로 결정하였다. 왜냐하면 그동안 보여준 현투단 지도부의 우려스러운 경향에 대해 평가하고 극복하는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한번은 분명히 짚고 가야할 문제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세화투쟁에 대한 기사는 사노신 외의 다른 신문들에서도 다룰 가능성이 있지만 현투단 지도부에 대한 문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어느 정도 작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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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기사 작성과정에서 또 다른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즉, 한정된 분량으로 인해 상황서술이 많이 생략되었고, 평가가 현투단 지도부에 대한 오류와 한계에 집중되면서 오해가 발생할 수 있겠다는 고민이었다. 실제로 2면에 달했던 기사를 1면으로 편집하는 과정에서 변화된 공장정세와 활동과정에 대한 구체적 서술이 상당부분 생략되면서 기사는 평가와 주장이 주를 이루게 되었다. 이렇게 되면서 “표현상의 과격함”이나 비약이 상당부분 발생하였고, 이것은 오해의 소지가 충분히 될 수 있음을 필자는 일정정도 예상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필자는 사실을 왜곡한 부분은 없다고 생각한다.
아니나 다를까 지속적으로 관계를 가져왔던 현투단의 한 동지로부터도 기사와 관련하여 약간은 볼멘 소리를 들어야 했다. “잘 한 것도 있는데 비판적 목소리가 너무 강한 게 아니냐”는 것이었다. 당연하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에 대해 좋지 않은 소리를 듣는 게 마음 편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필자는 의도와는 다르게 기사가 세화 노동자들의 투쟁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오해될까봐 마음 졸였다. 기사를 읽어본 동지들은 알겠지만, 기사에는 세화투쟁을 전후로 한 현투단 지도부에 대한 평가를 담고 있지 세화투쟁 자체에 대한 평가는 단 한 줄도 담겨져 있지 않다. 그래서 세화투쟁의 “그 유의미성과 성과적 측면들을 좀더 운동적으로 고찰”하지 못하였다는 <반대안>의 지적은 너무나도 타당하다. 굳이 변명하자면 필자의 애초 의도가 다른 데에 있었다는 것이다.
세화노동자들의 투쟁은 작년에 비해 열악하게 변화된 공장정세와 현투단 지도부의 오류와 한계에도 불구하고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장기간의 잔업거부투쟁을 전개한 “근래에 비정규직 투쟁에서 보기 드문 대단히 조직적이고 힘찬 투쟁이었다.” 또한 세화투쟁에 연대하기 위해 공동잔업거부투쟁을 전개한 신성 노동자들의 투쟁 역시 계급적 연대가 무엇인지 실천으로 보여준 의미있는 투쟁이었다. 또한 세화 노도자들의 잔업특근거부투쟁에 따른 사측의 정규직 대체근로 요구를 정규직 노동자들이 거부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문제가 되었던 것은 전술적 혼란 속에서 세화투쟁의 성격을 명확히 하면서 이 투쟁을 기아 비정규직 운동의 계급적 진전을 위한 징검다리로 조직하지 못했고, 또한 신성 노동자들의 공동잔업거부투쟁을 이면합의와 손배가압류에 굴복하여 철회하는 등 그동안 보여주었던 현투단 지도부의 오류와 한계였다. 하기에 만약에라도 필자가 왜곡하고 훼손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기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아니라 현투단 지도부의 오류와 한계에 대해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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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이 좀 길었던 것 같다. 하지만 필자가 어쩔 수 없이 기사에서 생략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서술을 <요구안>과 <반대안>에서 구체적으로 개괄해 준 것에 대해 다행스럽고 고맙게 생각한다. 또한 필자가 알 수 없었거나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들을 접할 수 있었던 점에 대해서도 감사를 드린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나마 필자의 세화투쟁에 대한 평가를 간략하게나마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일단 필자는 “현투단 공식회의 결과, 사노신의 기사는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헌신적으로 투쟁했던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단협 투쟁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훼손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은 사실은 <요구안>을 제출한 일부-일부가 다수인지 소수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라는 점이 확인된 이상, 필자는 <요구안>을 현투단의 공식적인 안이 아닌 현투단 일부의 안이라고 판단하며, 마찬가지로 <반대안>을 현투단의 다른 일부의 안이라고 판단한다. 따라서 필자는 이번 논쟁이 현투단과 사노신의 대립 구도로 왜곡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러나 필자는 <요구안>이든 <반대안>이든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어떠한 형태로든 성실한 답변과 입장을 밝힐 것이다.
이제 <요구안>에서 사실을 왜곡했다고 주장하는 부분에 대해 <요구안>의 순서에 따라 차례대로 살펴보자.
1. 필자는 “설문지 사업을 통한 비정규직 요구안 작성, 현장 순회선동, 교육자료 제작 등의 사업”이 무의미했다거나 아무런 성과도 없었다고 주장하지 않았다. 단지 이러한 사업들이 치밀하게 계획되고 배치되지 못하였고, 그래서 목표로 한 성과를 남기지 못하였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적어도 이 부분만큼은 현투단 지도부의 잘못이라기보다는 “근본적으로 비정규직 투쟁의 계급적 전망의 부재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하였다. “임단협 투쟁 기간 진행한 대중사업의 결과는 7월 현재, 신광노동자회와 보성노동자회 결성이라는 커다란 성과로 나타났다”는 평가(!)는 신광노동자회와 보성노동자회 결성은 대중사업이라는 “동전”을 넣었더니 “바로 나오는 자판기투쟁이”라고 평가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현투단의 대중사업 성과로써 세화투쟁이 빠진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는데, 사실 세화투쟁은 현투단 대중사업의 성과라기보다는 세화 주체들이 현투단의 사업을 활용하여 헌신적으로 업체조직화를 수행한 결과이기 때문일 것이다.
<반대안>에서 지적하고 있는 “사실 투쟁단은 객관적으로 주 활동역량이 많아야 10~15명을 넘지 못해왔다. 투쟁단이 화성공장의 2000명이 넘는 비정규직과 23개업체를 전체 포괄하는 조합적 활동을 진행하는 것은 상당한 무리수였다. 물론 그렇다고 이러한 사업자체가 전혀 무의미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사업을 ‘업체조직화와 확대에 활용하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되고 배치’한다면, 현투단의 객관적 조직화 정도의 한계를 인정하고, 확대하기 위해 주조직화 업체를 선정하고 집중적인 선동, 교육 등의 사업을 배치하는 것이 600명의 설문결과를 통계내는 것 보다는 유의미 하지 않았을까?”라는 평가들은 현투단의 대중사업이 “이미 조직된 5개 업체를 중심으로 비정규직 핵심주체들을 강화하고 추가적인 업체조직화”에 집중되지 못했고 치밀하게 계획되고 배치되지 못했음을 지적하고 있지 않은가? 평가의 차이(!)일 수 있다. <반대안>을 통해 확인되는 바와 같이 현투단 내에서도 임단투 평가가 온전히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논쟁의 여지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이것을 사실 왜곡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지 않은가?
2. <반대안>에서 확인되는 대의원대회 참관 건이 왜 삭제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필자는 지난 4월 대의원대회 건이 있은 직후부터 현투단 지도부의 태도에 우려를 갖기 시작하였다. 사실 현투단의 노조 집행부에 대한 태도는 지난 불신임 정국을 기점으로 달라지기 시작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전까지의 현투단은 <하나된 노동자>라는 홍보물을 통해 노조 집행부의 어용성이나 배신적 행위에 대해 구체적인 폭로를 수행하였고 태도 역시 분명했었다고 기억한다. 그러나 모든 민주노조 세력이 사활을 걸고 집중했던 불신임 정국에서 현투단이 홍보물을 통해 보여준 태도는 말 그대로 어정쩡했다. 불신임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04년 임단협 투쟁에서 직가입 추진 계획을 가지고 있던 현투단이 이후 정규직 노조 집행부와의 관계를 고려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게 당시 필자의 판단이었다. 그러나 지난 4월 대의원대회 참관 문제를 기점으로 현투단 지도부의 모습은 적어도 필자에게는 “정규직 노조 집행부를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노조 집행부와의 마찰을 기피”하는 것으로 비춰졌다.
당시 대의원대회 참관을 가로막은 노조 집행부에 대한 단 한 줄의 비판글도 찾아볼 수 없었고, 이후에도 노조 집행부에 대해 현투단의 홍보물이나 인터넷 선전에서는 4..29 고 이장순 노동자의 추모집회에서 “정규직노동조합의 행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습니다(5.3 인터넷 선전)”, 6.11 출정식에서 “비정규직노동자의 대표발언을 들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에 의하여 사전에 거부되었고(5.17 하나된 노동자 23호)”와 같이 사실 자체만을 간략히 기술하거나 “기아차화성지부가 자신의 임무를 명확히 할 것을 다시한번 요구합니다(5.17 하나된 노동자 23호)”와 같이 요구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가 6.3 중식시간에 열린 결의대회에 확성기에 투쟁가를 틀어 집회를 방해하자 “비정규직노동자들이 목소리 내는 것 조차 방해하려고 한 반노동자적 행위에 대하여 노동조합은 명확한 입장표명을 해야 할 것이다”라며 비판적 목소리를 높였지만 이후 3자회의가 구성되면서 다시 꼬리를 감추었다.
필자는 현투단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이 아니라 “정규직 노조 집행부의 어용성이나 배신적 행위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우용, 김량국 동지의 구속 등 노조 집행부에 의해 현장탄압이 벌어지고 있는, 그리고 바로 며칠 전 7.30 노조 집행부에 의해 구속자석방대책위 천막이 철거되는 현재의 공장정세 속에서 노조 집행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과 태도를 취하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즉 필자는 노조 집행부의 어용성과 배신적 행위에 대해 구체적인 폭로를 수행하고 명확한 입장과 태도를 갖는 “적극적인 대응”을 할 필요가 있었다고 주장하였고, “사실을 왜곡만” 한 것이 아니라 “부족한 활동과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는” “올바른 비판의 자세”를 취했다. 그렇지 않은가? 필자가 사실을 왜곡하였는가?
3. 노조 집행부와 정규직 활동가 상층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3자회의가 구성된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은 현장의 웬만한 활동가들이라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요구안>이 주장하고 있듯이 신성 노동자들의 공동잔업거부투쟁과 6.10 천막설치 등과 같은 투쟁을 통한 압박이 비상대의원대회를 소집하게끔 했고 또한 3자회의를 가능케 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필자가 앞에서 변명하였듯이 상황서술을 많은 부분 생략하는 과정에서 후자의 사실을 생략하고 전자의 사실만을 기술한 것은 <요구안>에서 지적한 필자의 기사내용 바로 뒤에 “3자회의라는 교섭테이블이 구성되면서 전술적 좌충우돌은 최종적으로 협조주의적 전술로 정리되었다”는 서술에서도 확인되듯이 현투단 지도부의 오류를 비판하기 위해서였다. 즉 <요구안>과는 평가지점을 다르게 잡고 있었고, 또한 평가 자체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또한 필자에게는 신성 노동자들이 공동잔업거부투쟁을 전개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현투단 지도부가 신성 노동자들의 투쟁의지를 꺾고 이 투쟁을 철회한 사실이 중요했던 것이다. 사실을 왜곡하였는가? 물론 평가의 차이에 대해서는 열어놓도록 하겠다.
4. “이미 교섭은 노동조합의 적극적인 타협적 중재로 원청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요구안>에서 지적하고 있듯이 “6월 중순, 정확히 11일까지, 세화투쟁은 6.1일부터 진행한 잔업특근거부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노동자들만의 투쟁으로 고립되어 있었다.” 그러나 5.18 첫교섭과 5.19 처음으로 잔업거부투쟁을 전개한 이후 세화투쟁은 장기화되고 고립되고 있었으며, 현투단 지도부도 이것을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5월말 6월초 전면전이라는 전술이 제출된 것이 아닌가? 바로 그 시기, 앞에서 지적하였듯이 6.3 결의대회를 노조 집행부가 방해한 사건과 관련하여 비판의 어조가 강해진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구속수배와 손배 가압류를 각오하고 전 공장의 생산을 세워내는 투쟁을 조직하는 것은” 조합주의적, 협조주의적 관료들이 언제라도 필요하면 취할 수 있는 제스처이다. 그리고 관료들의 목적이 달성되었을 때 곧바로 노동자 대중의 투쟁의지를 배신하고 투쟁을 철회한다. 이것이 엄연한 남한 노동운동의 현실이다. 그러나 필자는 현투단 지도부가 이와 동일하다고 판단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전술적 혼란”이라고 표현했고, “사소한 오류하고 여길 수도”있다고 서술하였다.
5. “마치 아무것도 하지 않은 양, “ …했던 것이다, …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것에는 현투단 어느 동지도 동의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 일정정도 표현상의 오류를 인정한다. 그러나 필자는 이렇게 주장한 것이 아니라 “올인”, “전면전”이라는 무모한 전술의 오류를 지적하고 “다른 업체에 대한 조직화 흐름으로 확대시”키고 “정규직 천막과의 공동의 프로그램 속에서 정규직과의 연대와 공동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또한 천막을 중심으로 조직된 비정규직 주체드을 강화하는 계기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술을 잡는 것이 옳았고 또한 더욱더 이러한 방향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하는 의도였다.
※ 3, 4, 5항과 관련해서는 사실왜곡이 아님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필자의 반박을 최대한 간략하게 정리하였다. 왜냐하면 이미 필자의 평가가 제출되기는 하였지만, 무엇보다도 현투단 내부의 임단투 평가가 선행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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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장황하게 살펴보았듯이, 필자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왜곡된 비난”을 하지 않았으며 “마치 아무것도 하지 않은 양” 현투단 지도부를 근거없이 몰아 붙이지지도 않았다. 그리고 <요구안>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단 한번의 인터뷰나 연대투쟁 결합도 없이 최소한의 사실 확인조차도 하지 않은 채” 기사를 작성하였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성사되지는 못했지만 세화 대표와의 인터뷰를 계획하기도 하였었다. 그러나 필자는 인터뷰를 했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투단 내 <요구안>을 제출한 일부로부터 ‘사실 확인서’를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필자는 여러 경로를 통해 취재와 사실 확인을 충분히 하였다. 따라서 현투단 내부상황을 속속들이 알지야 못하겠지만, 필자가 <요구안>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투쟁 진행상황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표현이 과하고 그렇지 않고는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현의 과함이나 비약으로 오해가 발생하고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필자의 책임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더구나 사실을 왜곡함으로써 “헌신적으로 투쟁했던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단협 투쟁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훼손”하고자 했던 부분은 절대로 없다. 따라서 <요구안>을 제출한 현투단 일부의 사실왜곡을 전제로 한 공개사과와 기사정정 요구는 부당하며, 이를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문제는 사실에 대한 “평가”일 것이다. 이미 <요구안>과 <반대안> 사이에도 평가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평가가 다르다고 하여 사실을 왜곡하였다고 주장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반대안>도 사실을 왜곡하고 있는가? 아니면 같은 말이지만, 왜곡된 사실에 기반한 평가를 하고 있는가? “아직 임단투 기간의 현투단에 대한 평가가 진행되지 않았”다면 “지금부터라도 비정규직 운동의 계급적 전망과 계획을 준비해 나가"기 위해서, 현투단 지도부가 기아 비정규직 투쟁이 아니라 지도부의 자존심을 세우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임단투를 중심으로 기간 활동에 대한 냉철한 평가를 수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것은 단순히 <요구안>과 <반대안>간의 내부논쟁이 아니라 현투단이 기아 비정규직 대중투쟁 지도부로서 올곧게 서기 위한, 그리고 비정규직 운동의 계급적 전망을 세워내기 위한 전계급적 논쟁이 될 것이다. 사노신의 기사 <세화 업체투쟁을 통해 들여다 본 기아 비정규직 운동의 상황과 과제>가 이 논쟁에 보탬이 된다면 필자는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필자 역시 이 논쟁에 책임감을 갖고 함께 할 것이다.
노동탄압 분쇄 / 비정규직 철폐 / 민주노조 사수
사회주의노동자신문 현장기자 주 가 람 (jooriver@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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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신의 공개사과거부에 관한 기아비정규직현투단의 입장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