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명서] 대공장 사내하청 투쟁의 불꽃은 결코 꺼지지 않는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동조합 건설을 축하하며
마침내 울산 현대중공업에서도 비정규직 투쟁의 불꽃이 타올랐다. 지난 8월 30일, 현중 자본의 악랄한 노무관리와 탄압을 뚫고 현중 사내하청노조가 건설되었다. 다른 곳은 몰라도 현중은 안된다던 바로 그곳에서 절망과 굴종을 뿌리친 하청노동자들은 당당하게 노동조합의 깃발을 힘차게 내리꽂았다.
수많은 하청노동자는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면서도 단지 하청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받고 있다. 정규직의 절반밖에 안되는 임금은 물론이고 눈치가 보여 월차도 마음대로 사용할 수가 없다. 일하라면 일하고 나가라면 나갈 수밖에 없는 게 하청노동자의 처지이다. 그러나 하청노동자들은 그동안 그렇게 당해온 이유가 하청이기 때문이 아니라 단결하여 싸우지 못했기 때문임을 깨닫기 시작했다. 그리고 단결하기 시작하였다. 더 이상 노예이기를 거부하고 노조 깃발아래 모여 투쟁하기 시작하였다. 올해 3월 식칼 테러에 맞서 힘찬 주먹을 치켜올렸던 현자 아산 사내하청 투쟁으로 불붙기 시작한 대공장 사내하청 투쟁의 불꽃은 저 멀리 울산 현자 비투위 투쟁으로 활활 타올랐고, 다시 현중 사내하청 투쟁으로 꺼질 줄 모르고 계속해서 타오르고 있다.
특히나 현중에서 사내하청노조가 건설된 것은 무척이나 의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쟁의 10년의 역사와 현재의 어용노조 집행부가 보여주듯이 현중 현장은 사측에 의해 완전 장악되어 있다. 정규직과의 공동투쟁은커녕 정규직의 변변한 지원조차 받기가 힘들다. 말 그대로 현중 현장은 칠흑같은 밤이며 죽음의 공장이다. 이러한 현중에서 비정규직 투쟁의 깃발이 오른 것이다. 그리고 소수지만 정규직 활동가들이 <비정규직 투쟁 실천단>이라는 이름으로 비정규직 투쟁에 함께 하며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진리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지금은 작지만 유의미한 이러한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공동투쟁을 강화함으로써 잠자고 있는 현중 운동을 깨울 수 있다면 무쟁의 10년 오욕의 역사을 청산하고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칠흑같은 밤은 찬란한 새벽에 그 자리를 내어줄 것이며 죽음의 공장은 삶의 현장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하지만 사내하청노조 건설은 투쟁의 시작일 뿐이다. 이미 현중 원·하청 자본은 하청노조 집행부가 속해 있는 업체의 계약해지와 폐업으로 대응함으로써 하청노조를 고사시키려 하고 있다. 지난 9월 5일 하청노조 집회에서는 현중 경비와 하청업체 관리자들을 동원하여 하청노동자들의 참여를 가로막기 위해 감시의 눈초리를 늦추지 않았다. 노무현 정권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우호적인 언급을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일정 기대를 안겨주기도 했다. 자본도 현자 아산과 울산에서의 흐름을 그냥 지켜만 보는 듯 했다. 그러나 비정규직과 정규직을 분할하고 또다시 비정규직을 여러층으로 재분할함으로써 현장을 통제하고 노동유연화를 강화하고자 하는 그들의 본질은 곧바로 드러났다. 때가 되자 현자 아산에서 현자 울산에서 전면적인 탄압이 몰아쳤으며 지금 현중에서도 그 더러운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
앞으로 지금보다 더 어려운 투쟁을 전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광폭한 적들의 탄압을 이겨내고 하청노조를 사수·강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비정규직·정규직의 공동투쟁을 더욱 더 강화하고 현장 내에 새로운 공동의 투쟁질서를 만들어내고 뿌리내려야 한다. 투쟁에서 중요한 것은 단결이다. 노동자는 하나다. 하청노동자가 단결하지 않고 비정규직과 정규직이 단결하지 않는다면 변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분리는 언제나 패배로 끝났다는 투쟁의 교훈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제아무리 적들이 탄압으로 일관하며 노동자의 단결을 애써 막아보려 하지만 이미 대세가 되어버린 큰 물줄기를 돌려놓지는 못한다. 발로 밟아 불꽃을 끄고 뒤돌아서면 그 불꽃은 다시 살아난다. 그냥 살아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불꽃이, 더 강한 불꽃이 살아난다. 그리고 그 불꽃은 점점 커져 언젠가는 적들을 태워 버릴 것이다.
기아자동차에서도 아직은 작지만 때가 무르익으면 활활 타오를 불씨를 지피고 있다. 현자 아산, 현자 울산, 현중 그리고 다음은 바로 기아가 될 것이다. 어려운 조건에서도 한치의 흔들림 없이 투쟁하고 있는 현중 사내하청노조 동지들과 <비정규직 투쟁 실천단> 정규직 활동가 동지들에게 뜨거운 동지애를 전하며, 기아에서도 강력한 투쟁으로 화답할 것을 약속한다. 투쟁!
노동자는 하나다!
정규직·비정규직 공동투쟁 강화하자!
사내하청노조 사수하자!
비정규직 투쟁 승리하자!
노동해방을 위한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현장투쟁단 | 
<긴급> 세원테크 동지들을 위한 투쟁기금이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