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의 “국익”논리에 노동자 국제주의로 맞서자!!!
[10월11일 전투병 파병 저지를 위한 제1차 범국민대회에서 배포한 유인물입니다]
부시 행정부의 파병 요청과 다시금 고조되는 반전운동
미국 부시 행정부가 노무현 정부에 전투병 파병을 요청한지 벌써 한달이 지나갔다. 미국의 추가 파병 요구 이후 남한 사회 내에서는 이를 중심으로 다양한 의견들이 나타나고 있다. 한 편에서는 전후 복구 사업에 남한 기업의 진출을 쉽게 하고 주한 미군 재배치에서 미국으로부터 보다 많은 양보를 얻어내며 혈맹의 의리를 지키기 위하여 파병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1차 걸프전의 예를 들면서 파병으로 인한 실제적 이익이 별로 없고 아랍과 이슬람권 내에서 KOREA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된다면서 파병을 반대하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한반도의 평화를 놓고 전투병 파병에 대한 반대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지난 3-4월, 전쟁과 파병을 중심으로 나타났던 사회적 분열이 미국의 전투병 파병 요청이라는 이슈를 통해서 다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부시 행정부는 왜 전투병 파병을 요청하고 있는가?
지난 5월 1일만 해도 부시 행정부는 승리에 도취되어 있었다. 이제 자신들의 골칫거리인 이라크 후세인 정권을 제거하였으며 중동지역에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자아도취는 종전 이후 계속되는 후세인 잔당의 저항과 이라크 민중의 투쟁으로 점차 괴로움이 되어가고 있다. 이라크와 중동지역에서 미국의 석유와 패권 장악은 계속해서 늦춰지고 있으며 미군의 피해는 속출하고 있다. 병사들의 사기는 떨어지고 있으며 막대한 전쟁비용으로 인하여 재정적자는 쌓여만 가고 있다. 이로 인하여 미국 내에서 반전여론이 강화되면서 높은 실업률과 함께 내년 부시의 재선 가도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 이
러한 부담을 덜기 위하여 미국은 자신들의 똘마니들을 모집하고 있다. 이라크 민중의 피로 된 포도주와 살로 된 떡을 나누어 주겠다면서 일본과 터키, 그리고 남한의 지배계급을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노무현의 “신중론”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러한 부시 행정부의 요청에 대해서 노무현은 일단 “신중론”을 내세우고 있다. “국민들의 여론을 수렴하여” 파병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노무현 정권의 “신중론”은 무엇으로부터 기인하는가? 지난 상반기, 미국의 이라크 전쟁에 대한 지지와 파병의사를 “빨리” 밝히면서 노무현은 자신의 지지기반이 급속하게 이탈하는 것을 경험했다. 이러한 오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노무현은 일단 “신중”하게 “짱”을 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그야말로 “짱 보기”에 불과하다. 주미 대사의 “무조건 파병”을 시작으로 외교통상부 장관, 국방부 장관, 한국은행장 등 정부 고관들의 “파병”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정부는 발 빠르게 이라크에 조사단을 파견하였고, 그 졸속적인 조사결과에 대한 비판여론에도 불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청와대 안보 보좌관 회의에서는 “긍정적인 방향에서 파병을 검토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노무현의 “신중론”은 파병을 이미 기정사실화한 상태에서 시간을 벌어 파병에 반대하는 여론을 무마시키기 위한 기만적인 술책에 불과하다는 것이 점차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과연 그들이 말하는 “국익”은 누구의 이익인가?
한편, 미국의 전투병 파병 요청 이후, 남한 사회를 지배하는 집단들은 두 개의 진영으로 나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한나라당, 전경련, 경총, 군대 및 경제 관료 등 보수?반동 부르조아들은 파병에 찬성하는 것으로, 그리고 신당과 민주당 내 개혁적인 부르조아 정치인들과 자유주의적 시민단체들은 파병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마치 서로를 잡아먹을 듯이 으르렁거리는 것처럼 보이는 이들의 입장은 기묘하게도 “국익”이라는 것에서 일치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파병에 대한 찬반에 상관없이 “국익”이라는 코드로 하나가 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국익”은 무엇인가? 지배계급이 이야기하는 “국익”은 바로 한 농민이 생존을 위해서 칸쿤 WTO 회의장 밖에서 협상반대를 외치면서 자신의 배를 가를 때, 자본가들과 관료들이 “한국은 농업을 포기하는 대신 공산품을 많이 팔면 된다”고 이야기하는 “국익”이다! 노동자들의 정리해고를 완화하는 정부정책에 대해서 “국가 신인도 상승” 운운하면서 찬성을 주장하는 것이 부르조아 정치인들이 이야기하는 “국익”이다! 이라크 민중을 학살하는 전쟁에 참여여부를 두고 남한 기업의 실익부터 판단하는 것이 바로 부르조아지의 “국익”이다! 여기에 노동계급과 민중의 “이익”이 들어설 자리는 애초부터 없는 것이다. 과연 이래도 자본가계급의 이익을 위하여 노동계급의 청년과 자녀를 죽음의 전쟁터에 내보낼 이유가 있는가?
우리는 단지 “한반도 평화”와
“미국 반대”에 멈추어야 하는가?
한편 지배계급 내부의 개혁분파의 “국익”논리와는 다르게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파병을 할 수 없다는 주장이 있다. 즉 파병을 찬성하는 것은 미국의 일방주의에 무릎을 꿇는 것이며 이후 미국의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에 대해서 맞설 수 있는 논리를 상실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국제 반전운동에서 미 제국주의에 맞서서 다른 제국주의, 즉 반전진영을 이루었던 프랑스와 독일의 유럽 제국주의에 기대는 것이며 남한 내에서는 지배계급 내의 “반전”분파와 연합함으로서 노동계급의 자본가계급으로부터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논리이다. 실제로 “미국 반대”는 중동의 독재정권들이 아랍 민중을 기만하는 슬로건으로 사용되어왔고 이는 다시 미국 내에서 반정부 세력들의 자국의 제국주의에 맞선 투쟁을 희석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현재 노무현 정권을 비롯한 자유주의적 부르조아지는 한반도에서 평화와 미국으로부터의 일정정도의 자율성을 필요로 한다. 자신들이 구상하고 있는 동북아 중심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 한반도 정세의 안정이 필수적이며 이는 기본적으로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북한에 적대적인 미국과 대립까지는 아니더라도 보다 대등한 관계로 발돋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한반도 평화”와 “미국 반대”는 이러한 노무현 정권과 자유주의적 부르조아지의 이해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다만 저 “개혁가”들은 미국과의 관계를 최대한 헤치지 않기를 바라며 결정적인 순간에는 미국에 굴종한다는 점에서 다를 뿐이다. 이처럼 지배계급의 이익과 근본적으로 차별적이지 않은 “한반도 평화”와 “미국 반대” 주장은 결코 노동계급적인 입장일 수 없다.
자본의 “국익”에 맞서 노동자 국제주의를 사수하자!
전쟁에 반대하는 투쟁을 계급투쟁으로!
현재 전쟁과 파병을 둘러싸고 존재하는 주의 및 주장들은 대부분 자본의 이익을 대변하는 “국익”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이처럼 “국익” 이데올로기가 강하게 반전 운동을 지배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노동계급적 원칙, 즉 노동자 국제주의가 이 운동에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쟁과 파병에 맞선 투쟁은 부르조아?소부르조아 정치세력들이 이끄는 “한반도 평화”와 “미국 반대”를 위한 “국익”과 차별성 없는 협소한 민족적 투쟁으로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반전투쟁은 독점과 이윤을 위해서라면 노동계급과 민중을 학살도 서슴지 않는 자본가계급에 맞선 계급투쟁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하여 변혁적 청년 학생들은 전쟁과 파병이 드러내고 있는 자본가계급의 치부와 체제의 모순을 노동계급과 민중에게 폭로할 수 있어야 한다. 청년학생 동지들, 전쟁에 반대하는 노동계급의 투쟁이 자본가들의 세상을 집어 삼킬 때까지, 힘차게 싸워 나가자!
2003.10.11
사회주의 정치 실현을 위한
노동해방 학생연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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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안에선 밥도 먹지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