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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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피플타임즈

Subject		(퍼온글)■[하청투쟁일기]-희망은 있다-진용기

2월 24일

7시 20분쯤 중전기 문앞에 도착해보니 하청노조해고자분들과 직영노동자들이 한참 출근 선전전 중입니다. 성공적인 기자회견 덕분인지 모두들 밝은 표정들입니다.

조성웅위원장과 몇마디 나누다 보니 광한이형이 오랜만에 밝은 표정으로 나타납니다. "야! 잘잤냐?"

최선을 다해 우리 둘을 지켜봐주겠다던 기자분들의 약속이 빈말이 아닌듯 출근을 하는 우리를 촬영하기위해 TV카메라도 와있었습니다.

현중의 실태에 대해 모르시는 분들은 의아해하시겠지만 노동조합원임을 당당히 공개한채 출근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벅차게 느껴지던지.....

회사사무실을 들어서는데 첨음엔 약간 긴장되더니 몇몇 동료들이 소리없이 등을 토닥여 줍니다. 모두들 저만큼 걱정되고 불안할텐데 전해 내색하지 않습니다.

커피를 뽑아 자리를 잡고 담배에 불을 붙이려하니 직영노동자 한분이 사무실로 들어서더니 "별일없죠?"라고 물어봅니다. 함께 사무실 밖으로 나오니 직영노동자 두분이 더 계시더군요...

"힘내세요." "화이팅." 격려의 말과 함께 연락처를 전해받았습니다.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요. 당장 달려올테니까."

사장과 관리자가 모두 있다보니 동료들 저에게 말한마디 못하고 딴전을 피우더니 작업장으로 나서기전에 모두들 저를 격려해줍니다. 엄지손가락을 치켜 윙크를 하기도하고 "힘내라." "대단한데...."라며 어깨를 토닥여주기도 합니다.

동료들 모두 작업장으로 향하고 나서 사장이 차나 한잔 하자며 저를 부릅니다. 얼굴을 마주하자 눈물이 났습니다. 울사장님 표현대로 어쩌다보니 하청업체의 "갑"과 "을"로 만나 서로 타협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는지 쬐끔 서럽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합니다.

울사장님 절 보더니 그냥 웃으십니다. 그러더니 회사밖으로 나가 차나 한잔 하자 하시더군요. '혹시 납치라도 하려는걸까?'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기도 했지만 지워버렸습니다.
하지만 울사장님을 못믿는 것이 아니라 원청에서 무슨 꼼수를 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장님 몰래 노조위원장에게 연락해서 주변에서 상황을 지켜봐달라고 했습니다.(사장님 죄송합니다.)

안될 걸 알면서도 울사장님 저에게 회유?를 하십니다.
목숨을 바쳐서라도 업체폐업 안되도록 하겠다고 말씀드렸지만 "갑"과 "을" 사이의 입장은 어쩔수 없었습니다.

회사로 돌아오니 작업지시 대신 사무실에 대기하랍니다. 이 또한 부당노동행위라고 이야기하긴 했지만 강하게 항의하진 않았습니다. 울사장님한테 항의한다고 달라질 것도 아니고 업체폐업할 수밖에 없다고 말씀하시는데 좀더 지켜봐야겠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근데 10시경쯤 광한이형이 울회사 사무실로 왔습니다. 아마 동료들로부터 집단괴롭힘을 당한 모양입니다. 상당히 불안해하고 있는데 진정을 시킬려고 해도 잘 되지 않습니다.

한참을 그러고 있는데 광한이형을 쫓아 원호기업의 조장1명과 조원1명이 와서 광한이형을 막 몰아부칩니다. 입에서 술냄새가 진동을 하는 걸로봐서 밤새 술을 마신 모양입니다. 근무시간에 작업은 하지않고 광한이형을 쫓아 다니는 걸로봐서 아마 사장의 지시 아니면 묵인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두사람을 돌려보내고나서 불안해하는 광한이형의 모습을 보니 더이상 회사내에 있는 건 좋지않을 것 같아 노조사무실로 가시도록 권했습니다. 근데 저혼자 남아 있는게 걱정된다며 형님 자신보다 저를 염려해주시는 모습에 괜시리 눈물이 고입니다.

점심시간에 소장이 "오후부터는 작업하라"고 지시한지 10분도 안돼 사장님이 전화통화를 하시더니 오후에도 여전히 사무실에 대기지시를 내립니다.

퇴근해서 노조사무실에서 광한이형을 만나 다음날 대책에 대해 논의하고 아버님제사를 지내러 대구로 올라갔습니다.

2월 25일

새벽에 일찍 내려와 출근을 하려했는데 가족들과 술한잔하고 친구들 만나다보니 일찍 일어날 수 없어 12시쯤이나 되어 울산에 도착했습니다.

회사에 전화를 걸어 "오늘도 여전히 사무실 대기 시킬거냐?"고 물었더니 울총무님 "어쩔수 없다."고 하셔서 울산지방노동사무소로 가서 부당노동행위건으로 진정서를 제출하고 왔습니다.

내일도 사무실 대기를 지시하면 좀더 강하게 항의를 할 작정입니다. 근로감독관도 분명한 부당노동행위라고 했으니 명분을 저한테 있다고 판단됩니다.

근데 참으로 반가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광한이형이 아침에 출근을 하니 사장이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하소연을 했다고 합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직원들 동원해서 괴롭히더니 그 수법이 통하지 않는 걸로 판단을 했나봅니다.

어제는 불안해하고 침울하던 형님이 오늘은 용기백배입니다.

내가 동지라 부를 수 있는 유일한 사람 - 광한이 형! 화이팅~~!!

/오후 6시 02분

www.현대파워.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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