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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하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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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회장님 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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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울타리에 갇혀 있던 검은 하늘이 오늘은 붉은 태양을 울타리에 가두고 장마로 눅눅했던 우리의 마음을 말리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내하청 동지 여러분!
지척에 있으면서도 함께하지 못하고 이렇게 지면을 통해 인사 드립니다.
저는 지난 3월 28일 이후로 지금까지의 과정을 한번 돌이켜 보았습니다.
과연 우리가 너무나 큰 기대와 이상을 가지고 있었는가?
많은 사연들이 있었지만 결코 우리는 현대자본이 주장하는 쇠파이프를 휘드른 폭도도 아니고 정규직 동지들의 밥그릇을 탐내는 식충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현대자동차 자본은 어떠했습니까?
순박한 우리들을 인간 폭도로 취급하면서 무자비한 탄압을 자행했습니다.
무수한 동지가 해고 되고, 죄없는 동지들이 수배되고, 그리고 구속되고...
우리는 이땅의 노동자로 정당한 대우를 받고 싶었고 떳떳한 노동자로 살고 싶었는데...
현대자본은 우리를 노동자도 아닌 하나의 기계처럼 머슴처럼 부려먹고 또한 착취를 계속해서 자행하고 있습니다.
동지들!
착취를 알면서도 입을 다물고 노예처럼 대우받고 살아도 몸은 노예처럼 돈에 움직이는 우리들...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에서 무엇이 동지들의 발목을 꼭꼭 잡고 있는지...
사내하청동지들!
이땅의 800만 비정규 노동자의 눈과 귀는 지금 아산의 사내하청 동지들에게 집중되어 있습니다.
동지들의 행동 투쟁 하나하나가 새로운 시작으로 자본의 지배구조를 깨고 음지에서 생활하는 비정규 노동자를 양지로 인도하는 선구자가 되어야 합니다.
이제는 우리 모두 하나로 모여 사내하청지회 사수하고 밝은 세상을 만들어 함께 웃으며 일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갑시다.
동지 여러분!
무더위에 항상 건강하시고 여름휴가 무사히 다녀 오시기 바랍니다.
여름휴가 후에 다시 연락 올리겠습니다.
2003년 7월 24일
천안구치소에서 홍영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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